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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계서라기보단 근본이론 탐구에 가깝게 전략, 방향을 설정한 이 책은, 진지한 서양 학자, 저술가들이 갖는 기본 자세에 대해 다시 감탄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실전에 적용해 보니 꽤 도움이 되는 협상 관련 서적도 여태 많이 읽었습니다. 자계서라고 해서 그저 동기 부여에나 도움이 될 뿐, 그 속에 적힌 주문이나 가르침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실전에서는 쓸모가 없다, 뭐 꼭 이렇지는 않더라는 거죠. 예를 들면 제가 2014년 초에 읽은 전직 미 정보기관 중견 관리자가 쓴 책(서평도 남겼지만)은, 그때로부터 3년여가 흐른 지금 오히려 한국의 여러 실정에 도움이 되더라는 체감을 제가 지금 하는 중입니다. 협상이라 하면, 아직 한국의 비즈니스 실정에서 그 누구라도 그리 능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일방적으로 연설만 늘어 놓거나, 최초에 자기가 짜 갖고 온 페이스에 상대가 말려들기만을 바라며 밀어 붙이는, 그래서 자신이나 상대나 황당함만을 느끼며 파탄 나는 초등학생들의 촌극 같은 모습이 어디서나 벌어집니다. 한국인들이 아직도 약한 분야가 토론이라든가 바로 이 협상 분야죠. 기본 룰이 도통 마련되어 있지 못하고, 최소한의 컨센서스가 부족합니다.비록 현실에서 써 먹기에 유용한 팁이 많긴 해도, "왜 그러그러한 전술과 태도가 현실에서 유용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답을 못 해 주는 게 또 보통이었습니다(물론 팁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고맙지만 말이죠. 최소한의 팁도 못 가르쳐 주는 책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이 책은, "대체 협상의 본체가 무엇인지. 왜 그런 방식으로 진행해야 결실이 나오는지"까지 알려 주는, 보다 근본적인 사항까지 해명을 돕는 내용이었습니다. 책 읽는 보람은 사실 이럴 때 느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협상의 본질과 근본 속성을 가르쳐 주니, 독자 입장에선 현실에 응용할 범위를 찾아도 이제 적용 가능성이 훨씬 커지기까지 합니다.저자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로 이미 4년 전에 국내 독자들에게도 관심을 모은 바 있던 분입니다. 그 책은 이 블로그에 서평을 남기진 않았으나, 앞서 제가 말한 "현장에서 써 먹기 좋은 유용한 팁을 많이 가르쳐 주는 부류"에 속했습니다. 이 책은 그보다는 더 심화된 내용이고, 독자가 알아서 숨은 가르침까지 파고들어 찾아내어야 할, 보다 "하드한" 컬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논의의 시작을 "어린 형제들 간의 다툼"에서 잡습니다. 엊그제에도 신문에서 그런 기사를 읽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형제보다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친구가 아무리 친해 봐야 남인데, 피를 나눈 형제보다 때에 따라선 더 의존이 된다니 사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단 한국에서의 문제일 뿐 아니라, 서양에서는 당연히 성인이 된 후에는 부모도 제3자일 뿐이니(이탈리아 같은 일부 라틴 문화권에서는 캥거루 족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딱히 별나게 생각할 건 없습니다. 제가 관심을 둔 건, 유독 어려서부터 형제 간의 사이가 좋지 않아, 성장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이해 다툼을 조정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심지어 늙어서도 여전히 갈등과 분란이 끊이지 않는 양상이 꼭 존재한다는 겁니다. 만약 어려서부터 협상의 묘미와 기술을 배운다면, 동기간의 끈끈한 정을 평생토록 자산으로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판 모르는 타인 간에도 갖가지 충돌이 빚어질 시 능숙하게 협상으로 다루는 체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죠.협상은 권력위상이 현격히 차이 나는 경우에도 규칙과 요령을 달리해서 성공시킬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모든 가르침이 그러하듯) 가정에서 시작되는데, 부모가 현명하게 이 시작점을 주도하고 잘 마련해 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인격과 판단이 미숙하여 무조건 자기 충동과 욕구를 우기고 볼 수밖에 없는데, 이때 무조건 다 들어 주는 것도 문제고, 반대로 윽박지르면서 무조건 억누르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 둘을 적절히 병용하는 것도 원칙이 만약 없다면, 아이들 입장에선 "왜 이렇게 반응에 일관성이 없지?"라며 혼란을 느끼는데, 역시 교육상 좋지 않습니다. 변덕스럽지 않고 실제 효과는 그것대로 거두면서 아이 버릇을 잘 들이는 방법은, 적절한 협상력의 발휘입니다. 아이에게 소통의 규칙을 가르치고, 성인이 되어 타인과의 소통, 관계를 형성할 때 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 삼조라고 하겠습니다. 제목부터가 "불가능한 협상은 없다"인데, 왜 없겠습니까. 없는 정도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말이 안 통해서 불가능, 양보할 수 없는 투쟁이라서 불가능, 여기도 불가능, 저기도 불가능의 연속입니다. "대체 가능한 협상 영역이 있기나 한가?"를 물어야 할 판입니다. 저자의 지론에 따르면, 상대가 누구이건 이슈가 무엇이건 협상의 여지는 반드시 남아 있고, 상대가 그걸 인식 못 하면 내가 먼저 알아내어 "이익을 함께 나누는 것"이 바로 협상의 요체입니다. 이 포인트를 놓치면, 나뿐 아니라 그 역시 손해라서, 이름 모를 누군가를 공연히 웃게 해 줄 뿐입니다. 이 점을 눈치채고도, 처음 시나리오만 고집하다 테이블을 깰 자가 과연 있겠습니까?포털 재게시 주소http://blog.naver.com/gloria045/221020471606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의 저자 다니엘 샤피로의 신작 출간
2017년 절체절명의 이 시간, 한국, 한국 국민, 한국 정부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협상의 테이블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 속한 국가들의 갈등에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싸우는 자녀들의 다툼에 이르기까지, 협상은 긍정적인 관계 회복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을 할 수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하버드 대학교의 다니엘 샤피로는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우리의 정체성, 감정 등에 주목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협상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미 저자는 전작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를 통해서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감정을 이용해서 협상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국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도 독자들은 전 세계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골이 깊어진 갈등을 해결하고 협상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귀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서론:왜 이 책이어야 하는가?
제1부 우리는 왜 갈등에 빠지는가?
1 감정이 고조된 갈등은 해결하기 어렵다
2 생각하는 정도 이상으로 정체성이 중요하다
3 정체성은 협상이 불가능한가?
4 갈등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제2부 갈등에서 벗어나는 방법
5 현기증에 당하기 전에 그것을 막아라
6 반복강박을 거부하라
7 금기를 인정하라
8 신성시되는 것을 존중하되 평가하지는 말라
9 상대방과 합심하려면 정체성 정치학을 이용하라
제3부 관계 개선 방법
10 격차를 해소하기:4단계 방법
11 정체성의 신화를 벗겨라
12 감정적인 고통을 해결하라
13 교차편집적인 관계를 구축하라
14 관계를 재편하라
제4부 불가능한 것을 협상하는 방법
15 변증법을 관리하라
16 화해의 정신을 길러라
감사의 말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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