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제목이 너무 쎈 작품이다.우리는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삶에 최선을 다하지만 가끔 어떤 삶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원도가 딱 그렇다. 왜 사는가 가 아닌 왜 죽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 어울리는 이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물론 잘 찾아보면 있겠지만 그렇게 흔치 않다. 이 책은 그 흔치 않은 인물이 주인공이다. 소설‘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속 주인공이 바로 그 인물이다. 그는 살아야 할 이유보다 죽어야 할 이유가 더 많은 삶을 살았다. 인간 쓰레기처럼 그렇게 처참하게 인생을 사는 원도..그는 회령과 사기, 탈세와 살인 혐의까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쫓기듯 길거리와 여관방을 전전하며 산다. 거기에 간경화증으로 인해 건강도 악화된 그는 희망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빼돌린 재산의 명의자인 아내는 딸과 함께 사라지고 도통 연락이 되지 않는다. 정말 막막하고 내일이 보이지 않는 순간의 연속인 원도는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는데...2006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하여 2010년 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으로 한겨레 문학상을 받은 작가 최진영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최진영 작가 특유의 냉소적인 관점이나 시크한 인물을 등장하여 이 작품도 약간의 불편함이 깔려있다. 그 불편함이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있으면 물어볼 꺼리가 많은 작품이다.이 작품은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는 주인공 원도가 왜 죽지 않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해서 스스로 물음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의 삶을 복기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그의 과거을 보면 불행한 어린 시절이 있다. 원 도에게는 두 명의 아버지가 있었다. 한 아버지는 원도가 6살때 "아버지를 믿어라"라는 알수 없는 말을 남기고 물 을 마시고 숨을 겨두신다. 그 이후 나타난 다른 아버지는 원도의 모든 걸 이해한다면서 "그러니 너 역시 모든 걸 이해해야 된다"라고 그를 강요한다. 그런 아버지를 통해 힘들어했던 그에게 어머니는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원도에게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 어린 시절부터 겪게 되는 트라우마 때문에 그는 결혼을 해서도 화목한 가정을 이끄지 못하게 된다.그리고 이복형제 장민석은 원도의 모든 걸 빼앗아 버렸다. 어머니도 애인도 결국 우연한 싸움 끝에 민석은 원도에게 밀려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다. 참 답없는 인생을 살아가기 원도는 죽지도 못하는데 그가 죽지 않은 이유를 독자와 함께 찾아감으로써 작가는 묻는다. "우리는 왜 사는가? 무거운 내용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일단 나의 환경에 감사했고 우리가 왜 사는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 주는 작품이라 의미가 있었다.
분명 존재할 것이다. 내 인생이 뒤틀려버린 단 한 순간이.
최진영의 세 번째 장편소설

2006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한 뒤 2010년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최진영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최진영은 이전 작품들을 통해 우리 시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폭력적인 분노로써 포착한다고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신작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에서는 분리수거조차 될 수 없는 쓰레기 같은 인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주인공은 아내와 딸에게조차 버려진 가장, 횡령과 살인혐의로 도피하는 자다. 죽는 게 나을 만큼 비참함 자체, 눈앞에서 치워져야 할 존재.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에서 최진영은 버림받아 마땅한 그를 앞세워 전혀 예상치 못한 내기에 우리를 초대한다.

살갗을 찢어내는 차디찬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골목길에 불법 쓰레기 처럼 처박힌 한 남자. 횡령과 사기, 탈세와 살인혐의로 길거리와 여관방을 전전하는, 육신조차 검붉은 피를 목구멍으로 밀어내며 자신과의 동거를 진저리나게 거부하는 자, 원도.

최진영은 원도의 내면을 고통스럽지만 치밀하게 포착해나가며 원도의 온 생이 콸콸 쏟아져 사라지게 만드는 구멍 사이로 날카로운 언어의 창을 찔러 넣는다. 그리고 콸콸 쏟아지는 생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구멍들과, 수없이 욕하고 애원하고 막아서는 원도를 가르며, 결국 ‘그것’에 가닿는다. 원도는 메워질 수 없는 구멍을 잘라낼 수 있을까. 아니면 결코 도래하지 않을 과거의 상처를 꿈꾸며 영원히 아물지 않을 구멍을 노려보고 또 노려볼 것인가.

최진영은 이 소설을 통해 우리를 채근하고 있다. 덮지 말고 끝까지 보라. 이것은 숱한 구멍 중 가장 광활한 구멍, 당신에 대한 기억이다.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작가의 말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

하체부터 빼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