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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진 작가들의 글쓰기 경험담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좋은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강신재(소설가)는 여학교 고학년, 전문학교 무렵에는 내 독서 체계도 얼마간의 정통성을 갖게 되었고, 고전이나 정평 있는 신작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노력하였다.(16쪽) "차츰 나는 불필요한 긴장에서 오는 경직을 풀고, 이슬이 맺히듯 샘물이 솟듯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길을 익혀 가려고 모색하였다. 어떤 낱말 뒤에는 반드시 그 말을 아름답게 살리는 다른 낱말이 있고, 그것들의 오묘한 연결이 곧 좋은 문장일 터였다. 쉼표, 마침표를 찍는 호흡도 문장의 리듬과 표정을 크게 좌우한다". (17쪽) "집필의 습벽으로서 남들과 좀 다를는가 싶은 것은 작품의 첫머리부터 여러 번 다시 읽으며 조금씩 앞으로 진행시키는 나의 방식이다. 문장의 흐름이 흩어지지 않았을까. 이상하게 돌출된 부분은 없을까".(18쪽) 구상(1919- ,시인)은 고명딸인 어머님께서는 글과 붓이 능해서, 내게 ,, 등 한문의 기초 과정을 가르쳐 주셨다. 고시조와 조선 시대의 평민 소설을 비롯하여 신소설, 또 한글토가 달린 , , 등의 중국 소설을 일찍 접하게 된 것도 역시 어머니의 영향 때문이었다. (22쪽) 어머니께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당신이 읽은 소설의 줄거리나 재미있는 대목을 곧잘 들려주시고, 또 시조도 이것저것 따라 외우게 하셨다. 그러한 조기 교육 덕분이었든지, 나는 보통학교에 들어가서도 조선어(국어) 과목이나 글짓기, 이야기 시간은 요새 말로 거저 먹기였다.(23쪽) 김승희(1952- ,시인)는 "십대에는 그저 글쓰는 것이 좋아서 글을 썼다. 이십대에는 글을 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이 황폐한 나를 어디엔가 던져 버리듯이 글을 썼다."(68) "문장의 세계는, 언젠가 한 번 절묘한 시를 썼다고 해서 그것이 곧 면허증이 되고, 그 면허증이 평생 동안 효력을 지속하는 그런 직업의 세계가 아니다."(71) "나는 처음에 글을 쓸 때는 언어 - 어휘나 비유법에 대한 욕망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많은 책을 탐독했고 멋진 말이나 잊혀지지 않는 글귀들을 많이 적어 놓고 가까이에 두곤 했다. 외웠다기 보다는 그것들이 먹어 치워지기를 바랬다... 그것은 독서라기보다는 폭식이었고 폭음이었다. 마치 혈액 속에 언어가 용해되기를 원하는 것처럼 읽었으니까."(72) 김원일(1942- ,소설가)은 다음과같이 말한다. "나의 경우 문학을 하게 된 동기의 첫째는 독서 체험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113) "나는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었다. 몸은 젓가락같이 말라 목욕탕 가기가 창피할 정도였다. 게다가 국어 시간에 책을 읽으라고 지목 당하면,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말을 더듬을 정도로 내성적 성격이었다. 성적은 하류 학교에서도 늘 중간 정도였고, 수학, 영어, 화학은 시험 때 백지를 낼 정도였다. 그나마 책읽기에 정신을 빼앗기다 보니, 성적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114) 여러 작가들의 글쓰기 경험담은 글쓰기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큰 유익을 줄 것이다. 정리/ 송광택 [인상깊은구절]"나는 그렇듯 일찍부터 문학에 감염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너무나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때문인지, 문학은 항시 인생에 있어 부차적인 것이요,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종교, 즉 구도(求道)요, 그 생활이라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구상


1. 강신재/포도주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2. 호영송/뜯어 고치는 일에 인색하지 말것